Here's my dents in the universe

모두가 투수이면서, 타자인 삶을 산다.


누군가 내게 말했다. 과거 내가 불현듯 건넨 말에 힘을 내었다고. 내가 뭐라고 그런 말까지 기억해주다니.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난 한 일이 없노라고 부정했지만, 내심 기뻤다.

우리는 자신이 주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남이 나에게 건넨 말, 무심결에 한 행동은 잘 기억하면서도, 역으로 내가 남에게 던진 말과 행동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 역시 남과 똑같은 정도로 주변에 영향을 끼치는 존재이다.

좋은 생각과 가지런한 말, 선한 행동을 지속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하면 거창하니, 그냥 나를 위해서 한다고 하자. 누군가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은 나에게도 참 기쁜 일이니까. 운이 좋다면 인생의 어느 모퉁이에서 내 말과 행동에 힘을 얻었다는 사람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

모두가 투수이면서 동시에 타자인 삶을 산다. 나 역시 많은 이들의 격려와 지지를 받고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다. 내가 살면서 때렸을지 모르는 홈런은 누군가 던져준 공 덕분이었다. 나도 언젠가 나에게 공을 던저준 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포기하고 싶었을 때 다시 배트를 뻗을 용기를 낸 것은 바로 당신 덕분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