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후장상의 씨앗이 따로 있느냐!
그렇다. 태어날 때부터 왕이 될 재질을 가진 사람은 정해져있다. 기꺼이 따르고 싶은 리더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리더도 있다. 전국의 수많은 대학이 리더십 전형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발에 채일만큼 많은 학생들을 선발하지만, 그 중 정말 리더의 재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카리스마를 가지지 못한 것은 나에게 큰 콤플렉스였다. 왜 나는 카리스마를 가지지 못했을까. 카리스마를 만들어준다는 수많은 지침들을 따라해보아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고 오히려 신경만 더 쓰일 뿐이었다.
친하게 지내던 학생지원팀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생님, 아무래도 총학생회장은 저에게 맞지 않는 타이틀 같아요. 선생님은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나의 장점들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진우를 만나면 항상 긍정적인 기운을 얻는 것 같아. 그러니까 다른 사람 따라하려고 하지 말고 너의 그 장점을 살려서 일을 해봐.
내가 가진 장점을 살려서 일해보라는 선생님의 말은 길었던 나의 고민에 종지부를 찍어주었다. 그래,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리더십이 존재한다. 나는 나의 장점을 살려 일을 하면 될 뿐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던 전통적인 리더의 모습과 달라도 괜찮다. 나는 내가 가진 능력으로 학교에 기여하고 싶었을 뿐이다.
수많은 나무가 각기 다른 씨앗을 가진 것처럼, 왕후장상의 씨앗 역시 여러 종류가 있다. 모르긴 몰라도, 모든 사람에게는 각기 다른 리더의 씨앗이 주어진다. 그 씨앗에서 자란 개인은 각자 다른 리더가 된다. 그 뿐이다.